2022

당신은 괜찮은 부모입니다_이근후_

여행길 2022. 2. 20. 20:09

긍정은 현실을 외면하고 무작정 잘되리라 생각하는 것이 아닙니다. 상황을 인정하고 받아들이고 다만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입니다

 

아이와 얼마나 오래 있었는가 보다 얼마나 깊은 교감을 나누었는가가 아이의 정신 건강에는 훨씬 더 중요합니다. 양보다 질이지요

 

세상에 완벽한 양육은 없습니다. 부모로서 정직하게 열심히 긍정적으로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만으로 충분합니다. 부모는 부모의 삶을 살고 아이는 아이의 삶을 살면 됩니다.

 

상처를 어떻게 바라보고 성찰하는지가 더 중요합니다

 

크건 작건 모든 부모는 자기의 경험과 체험, 상처를 자녀에게 보상받기를 기대하고 이는 아이의 타고난 기질을 강화하거나 억누르는 역할을 합니다

 

자녀는 부모와 엄연히 다른 별개의 인격체라는 것을 늘 잊지 말아야 합니다

 

아버지에게 말을 많이 하지 말라고 당부했던 것은 아이 마음이 자연스럽게 열리기를 기다리라는 뜻이었습니다. 그냥 함께 옆에 있어주기,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한 대화가 이뤄집니다. 억지로 말을 붙이기보다 각자 산을 즐기면서 형성되는 동감과 공감이 서로를 있는 그대로 긍정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내 아이가 "싫어"를 처음 외치는 날은 기념일이 될만합니다 "싫어"는 아이가 껍데기를 깨고 '나'라는 자아를 인식하기 시작했다는 상징적 표현이기 때문입니다. 인간의 본능적 자아는 다른 사람의 뜻에 무조건 반대하고 싶은 경향이 있습니다. 내 뜻대로 하겠다는 자유 의지의 표현입니다

 

인간은 누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성장하는 힘을 가지고 태어납니다. 자연이 준비한 그 힘을 발휘할 수 있도록 지켜봐야 할 때가 있음을 잊지 마십시오

 

왜 화를 내고 그래 라는 식으로 화내는 행위를 탓하지 말고, 무엇이 너를 화나게 한 거니라고 물어야 대화를 시작할 수 있습니다. 

 

친구가 네 장난감 가져가니까 엄마도 좀 화가 나던데, 너도 기분 않 좋았지? 하고 물어보세요 화를 '말'로 표현할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합니다

 

감정은 희로애락으로 나뉘어 있지만, 그 발현 기제는 같습니다 즉 내가 원하는 대로 욕구가 충족되면 기쁨과 즐거움, 만족감을 느끼고 욕구가 충족되지 않으면 화, 고통, 괴로움, 우울, 분노, 짜증, 절망, 불만족 등으로 나타나는 것입니다 이러한 감정의 발현 기제를 이해하면, 감정의 원인인 욕구에 주목하게 됩니다 아이와 화(감정)를 동일시하지 않고, 아이이 좌절된 욕구가 무엇인지부터 살피게 되는 것입니다 그 욕구를 똑바로 마주하고 왜 분노하고 화가 났는지 생각해보는 것입니다

 

화는 나쁜것도 좋은 것도 아닙니다 몸의 자동적 반응일 뿐입니다 단지 이 화로 인하여 나와 다른 사람이 상처 입지 않게 잘 다루어야 한다는 원칙을 아이에게 알려주세요 

돌아보면 좋은 삶의 비결은 특별하지 않은 듯합니다 일상의 평범한 감정을 잘 손질해서 쓰는 데 있지요

 

화를 전달하는 방법은 짧은 시간에 쓰고, 엄마 화가 난 이유를 반드시 설명해주어야 합니다 엄마가 왜 화가 났는지 듣지 못하면, 예민한 아이일수록 막연히 자기 탓이라고 짐작하여 주눅이 듭니다

 

오늘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었니? 여러번깨워도 안 일어나기에 엄마는 좀 화가 났어 엄마도 출근해야 하잖니 아침 8시 저에 일어나면 엄마도 여유 있게 출근할 수 있을 것 같아 네가 좀 도와줄래? 라는 식이지요 아이의 나쁜 버릇과 행동 교정은 화와 지시가 아니라 규칙으로 통제하고 함께 만들어가야 합니다

 

무언가를 가르치려는 마음을 내려놓고 그저 아이와 함께 신나게 놀아보세요 

 

세상에 나가기 전, 아이와 함께 놀며 즐거운 기억을 듬뿍 채워주세요 행복한 아이는 모든 것이 갖춰진 것이 아니라 세상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눈을 가진 아이지요 그 힘이 있다면 쉽지 않은 조건이나 환경을 헤쳐나가며 살아갑니다 아무리 사랑하더라도 대신 살아줄 수는 없는 부모가 아이에게 선물할 수 있는 것은 놀이의 즐거움입니다

 

척하지 않고 자기 본래 모습에 가까운 생각과 행동으로 살아갈 수 있다면 참 좋은 일생을 살았다 할 수 있을 겁니다

 

가면을 계속 쓰고 있으면 어떨까요? 그 누구에게도 내 진짜 마음을 드러내지 못하니 답답해집니다 사회적으로 연결되려는 건 인간의 본능입니다 그런데 진정으로 연결되지 못하니 시간이 갈수록 외롭고 허망해질 수밖에요

 

혼자일 때가 아니면 진정한 나를 드러내지 못한다는 스트레스를 일상적으로 경험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사람들은 그 누구와도 깊이 사귀지 못합니다 속마음을 털어놓을 수 없어 피상적인 관계만 되풀이하지요 얕은 관계를 아슬아슬하게 유지하다가 자신의 본성을 들키면 재빨리 끊어내고 다른 사람을 찾아 떠납니다 평생을 부표처럼 떠다니는 겁니다

 

자신이 가진 것보다 높이지도 말고, 또 반대로 스스로 가진 것보다 낮추어서 말하거나 행동하지 말라는 ...있는 그대로 표현하고 행동하라는 것이겠지요

 

가면을 쓰고 살아가는 사람의 기본적인 심리는 열등감에서 출발합니다 있는 그대로의 나를 드러내면 남들이 나를 무시할지도 모른다는 불안 때문에 내가 가진 것보다 좀 부풀려서 더 많이 가진 척합니다...문제는 페르소나에 너무 심취하여 자신과 동일사하련느 유혹에 빠지면 안된다는 점입니다  융은 이럴 경우 청년기까지는 사회가 요구하는 대로 살아가다가도 중년기에 이르러 진짜 자신과 페르소나 사이의 간극에 허망함을 느끼고 심각한 위기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인간은 원래 이기적인 존재이기 때문이지요 넌 정말 이기적이구나 라는 말을 들어면 우리는 모두 기분나빠합니다..자신을 충분히 사랑하는 이기심을 만끽하는 과정은 이타심의 단계로 들어서기 위한 초석 같은 것입니다

 

사랑을 받아본 아이만이 다른 이에게 사랑을 나누어 줄 수 있다는 옛말도 맞는 소리입니다 내 안에 없는 것을 어떻게 타인에게 내어줄수 있겠습니까 .. 말보다 아이와 눈 맞춤을 한 번 더 하세요. 착하지 라는 말보다 아이를 꼭 안아주세요 사랑은 말에 있지 않고 행동에 있습니다

 

아이의 어떤 부분이 특별히 눈에 거슬리고 밉게 보인다면, 그건 부모의 마음속에 아물지 않은 상처가 남아 있다는 뜻일 수도 있습니다. 아이의 행동이 이 상처를 건드리기 때문입니다...나의 감정이 어디에서 비록되었는지를 차분히 따져보면 그것이 아이와의 별개로 자기 문제임을 알아차리게 됩니다. 자신의 상처를 앞세워 아이를 판단하지 말고 아이의 성향을 있는 그대로 인정해주는 게 성숙한 부모의 모습이 아닐까요

 

되돌아보면 나의 본성은 크게 변하지 않았습니다 타고난 기질이 이끄는대로 살다 보니 평생 공부하는 직업을 선택했지요 조용한 연구실에서 혼자 탐구하는 것은 일상이고, 산에 올라 아무런 말 없이 사색하는 건 작은 쉼표입니다 기질은 극복의 대상이 아닙니다 그 사람만을 위해 특별히 준비한 신의 선물이지요 주어진 선물은 감사히 받는 수밖에 없습니다 잊지 마세요 아이의 기질을 바꾸려 하지 말고 아기가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나온 기질대로 키우면 됩니다

 

너무 잘 키우려 애쓰기보다는 아이와 더 많이 눈을 맞추고 더 많이 웃으며 보내기를 바랍니다

 

나는 00하기를 좋아해라는 문장에서 꿈을 키우기 시작합니다. 좋아해서 하고 싶고, 그일에서 즐거움을 느끼기 떄문에 더 알고 싶고 더 잘하려고 노력하게 되는 것이지요...부모가 할 일은 '무언가를 좋아하는'아이의 마음을 살려주고 응원하며 지지해주는 것입니다

 

사람은 무엇으로 살아갈까요 철학 난제와도 같은 이 질문에 러시아의 대문호 톨스토이는 '따스한 관심과 사랑'이라고 답했습니다...아이 스스로 '나는 사랑받을 가치가 있는 존재구나' 인식하게 합니다 자신을 소중히 여기는 정서는 자존감으로 이어집니다

 

스스로 주인공이 되어 즐기는 게 공부인데, 고등학교까지 내 공부의 주인공은 내가 아닌 어머니였기 때문입니다

 

공부란 모드던 것을 알아가는 과정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내가 정말 궁금해하고 알고 싶어서 하는' 것에서 공부가 시작된다는 점입니다 스스로 궁금해하지 않고 알고 싶지 않은 것은 공부의 대상이 될 수 없습니다..호기심이 없는 공부는 이미 본질을 절반 이상 잃은 공부입니다... 호기심을 꺾는 행위는 결국 아이에게 '네 공부는 하지 마'라고 강요하는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내가 어떤 말을 해도 부모가 관심을 가지고 귀 기울인다는 느낌을 받으면 아이는 자유롭게 자신이 원하는 것을 찾기 시작합니다 그것이 발전하면서 아이만의 세계가 깊어집니다

 

돈을 벌때는 반드시 정직해야 하고 적정선을 넘어서는 안된다는 원칙을 분명하게 가르쳐줍니다 이런 부모의 가르침을 받고 자란 유대인들은 첨렴한 마음으로 돈을 열심히 벌고, 정직하게 쓰려고 애쓴는 삶을 삽니다

 

내가 독립적으로 살 때, 사는 것이 즐거워지고 행복해집니다 ...다 큰 자식은 긴 세월을 뛰어넘어 노년기에 다다라 마침내 만나게 된 좋은 친구입니다. 홀로서기를 할 수 있도록 떠나보내는 그 순간, 자녀는 자기만의 삶을 살아갈 수 있습니다

 

그런 상황속에서도 끊임없이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해 노력했다는 사실을 뒤늦게나마 깨닫게 되었습니다

 

내 일생의 가장 중요한 순간마다 선택과 결정을 하는 주체는 항상 나였습니다 그 과정에서 내 선택을 늘 존중하고 응원해준 부모님께 감사한 마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