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에 걸린 사람이 생시를 건 심정으로 부딪혀 올 때는, 그 자리를 모면하려는 임시방편의 대답이나 어설픈 위로는 통하지 않습니다. 그런 상황에서는 상대가 무슨 말을 하든 끝까지 듣겠다는 자세로 고통과 슬픔을 함께 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그때까지의 임상 경험을 통해 절실히 느끼고 있었습니다.
잠시 "치매에 걸렸다고 해도 인간의 본질이 바뀌지는 않아요"라는 말이 머릿속에 맴돌았지만 하지 않았습니다. 그보다는 나도 당신과 함께 아파하고 고민하겠습니다는 마음을 전하는 게 더 필요해 보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분의 손 위에 제 손을 포개 올리고 "그러게요"하면서 손을 꼭 쥐어 주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그때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그것뿐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미 일어난 일이니 어쩔 수 없다고 빨리 인정해버렸습니다. 이런 감정을 느꼈던 데는 신앙의 영향도 있었을지 모릅니다. 신이 신앙을 주고 지켜 준다는 믿음이 있기에 담담하게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일 수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괜찮아요. 우리가 곁에 있으니까 안심하세요 이런 메시지를 전해 주는 존재가 있으면 치매에 걸렸더라도 얼마나 든든하고 마음이 놓이겠습니까. 또한 치매 당사자를 단순히 지켜보기만 하는 게 아니라, 공감하고 함께 걸어가고자 한다면 얼마나 용기가 날까요
치매에 걸린 사람이 안심하고 지낼 수 있으려면 치매 당사자에게 친절한 '지역'이 만들어져야 합니다.
치매 당사자가 스스로 치매하는 질환과 똑바로 마주하면서 말입니다. 그리고 이 사회가 적어도 치매 당사자를 깔본다거나 부끄러운 일로 여기는 사회가 아니기를 바랍니다.
치매의 본질은 '지금까지의 일상생활을 지속 할 수 없는 상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생각만해도 괴롭고 두렵지만 나이 드는 일이 삶의 자연스러운 과정인 것처럼 치매도 '아, 나에게도 이제 치매가 왔구나'하며 받아들이고 잘 포용하면서 살아가면 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주변에서 치매 당사자를 그 상태 그대로 받아들여 주는 일입니다. ...우리가 도울 테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하고 안심시켜 주면서 여러가지 지혜를 짜내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상대를 그때까지와 똑같이 대해야 합니다. 변함없는 태도로 대한다는 것은 치매 당사자를 자신과 동등한 인격체하고 생각하는 일입니다. 이것은 정말 중요합니다. ...상대의 입장이 되어서 아무렇지도 않은 듯 지원의 손길을 내미는 배려가 있어야 합니다.
알츠하이며 치매...질투와 망상....누군가가 자신을 해치려 한다고 주장하거나 주위 사람들이 온통 자신의 험담을 한다고 믿게 되었지요.
감정기복이 심하게 나타나는 것이 바로 혈관성 치매...여성보다 남성에게서 더 두드러집니다.
루이소체형 치매 손발이 떨리고 동작이 느려지며 근육이 굳고 신체의 균형을 잡기 어려워집니다. 그래서 곧잘 넘어지기고 합니다. ..자꾸 뭔가가 보인다고 합니다.
전두측두형 치매의 특징은 인격의 변화와 상식에서 벗어난 행동을 유발한다는 점입니다...또한 다른 사람의 의견이나 감정에 공감하지 못하게 되고 감정이입이 불가능해지는 등
반드시 해야할 것은 꾸칙적인 운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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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슨 박사는 일주일에 총 150분 동안 유산소 운동을 하라고 권합니다. 30분씩 5일을 해도 되고 50분씩 3일을 해도 됩니다. 활기차게 걷기, 가벼운 조깅처럼 약간 땀을 흘릴 정도의 운동을 적어도 주2회 이상 규칙적으로 하면 기억력과 사고력이 향상될 수 있습니다.
치매에 걸려도 '삶은 계속된다'는 사실입니다. ...치매의 증상과 상태는 일률적이지고, 고착되어 있지도 않습니다. 항상 변동합니다. ...
치매 진단을 받았다고 '이제 틀렸어, 끝이야'하고 생각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또한 가족과 주변 사람들도 치매 당사자를 아무것도 분간하지 못하게 된 사람,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라고 한데 뭉뚱그려 오해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ㅊ치매 당사자에게도 다른 사람의 말이 다 들립니다. 자신의 험담을 듣거나 비웃음을 받을 때의 불쾌한 감정은 가슴 깊이 생채개를 냅니다. ...
자신의 존재를 부정당하고 멸시받을 때의 슬픔과 고통이 얼마나 큰지는 설명하지 않아도 누구나 알 것입니다.
치매 당사자를 대할 때는 우선 상대가 하는 말을 귀담아들어주겠다는 마음을 꼭 되새겨 주세요.
"이렇게 하세요"..."이렇게 하는 게 좋아요"하고 혼자 이야기를 주도하며 뭐든지 결정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러면 당황한 치매 당사자는 혼란스러워서 자신의 생각을 말하지 못합니다. ..결정을 내린 듯한 발언을 들으면, 달리 하고 싶은 일이 있어도 더 이상 아무것도 생각하지 못하게 되지요.
"오늘은 무얼 하고 싶으세요?"하는 식으로 물어보는 것이 좋습니다. "오늘은 무엇을 하고 싶지 않은가요?"하는 질문도 해주세요. 그리고 나서 상대가 말할 때까지 지그시 기다렸다가 귀담아 들어주면 됩니다. '그건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하는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몸이든 마은이든 아픈 사람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시간을 내어 주는 일입니다. 들어 준다는 것은 기다린다는 의미지요. 그리고 기다린다는 것은 상대에게 '시간을 내어 주는' 일입니다. ..
주위 사람들이 진득하게 기다려 주고 차분히 대해 주면 불안감을 가라 앉히고 안심할 수 있습니다.
대화를 할 때는 너무 멀리도 너무 가깝지도 않게, 1m 정도 거리, 눈높이도
치매에 걸리면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가 되는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하지만 되풀이해 강조하는 건데 절대로 그렇지 않습니다. 마음은 살아 있습니다. 불쾌한 일을 당하면 상처받고, 칭찬을 들으면 더없이 기쁘지요. 무엇보다 치매 당사자도 자신과 똑같은 유일무이하고 수중한 존재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 주세요.
생활환경은 최대한 간소하고 단순하게 하는 편이 좋습니다. 복잡한 환경은 피해야 합니다...
같은 말을 전할 때도 될 수 있으면 간략하고 쉽게 한 가지씩 알려 주세요. 말하는 사람이 얼마나 마음을 써 주느냐에 따라 상대가 느끼고 받아들이는 정도의 차이는 매우 큽니다.
치매에 걸린 사람을 단지 '다 해줘야 하는 사람'으로 여겨 모든 역할을 빼앗는 일이 없도록 유념해야 합니다...뭐든지...작든 크든 그 사람이 잘하는 일이라면 부탁하기도 쉽고 상대도 맡기에 부담이 없을 것입니다. 그런 다음에는 반드시 칭찬하는 것을 잊지 마세요
전 세계를 통틀어 보아도 '나'라는 인간과 똑같이 살아오고 똑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은 세상에 나 한 사람 외에는 없습닏. 그래서 존엄한 가치가 생겨나는 것이지요. ...치매에 걸렸다고 해서 그 사람의 역사와 존엄성이 사라지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건강하든 아프든 치매에 걸렸든 사람은 모두 '사람'으로 존중받아야 합니다. 이러한 사고관을 학문적으로 연구해 널리 알린 인물이 바로 톰 킷우드 Tom Kitwood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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