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에게 가는길
- 팔당농부의 세계 공동체 마을 순례여행
김병수 지음
마음의 숲
참 좋고 감사한 책이었다.
이책은 2년 6개월 동안 세계 21개국 38개 공동체 마을을 찾아가 그들과 함께 더불어 살면선 몸으로 쓴 에세이다.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전 세계 공동체 마을 순례라는 대장정에 오른 저자는 영국, 네델란드, 미국, 멕시코, 인도, 쿠바, 독일, 덴마크, 캐나다, 프랑스, 브라질, 북아일랜드 등을 다니며 본래 자연의 모습 그대로 평화롭게 살고 있는 세계 공동체 마을 사람들을 만났다.
그곳에서 저자는 절망스런 삶의 현실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다시 일어서는 생명의 몸부림과 경이로움을 느꼈다. 그리고 갈등과 증오에 휩싸인 사람들과 집단들을 위하여 그들을 치유해주고 화해시키고자 수십 년 동안 노력하고 있는 사람들을 통해 삶의 희망을 보았다.
나를 버리고 우리로 사는 삶.
이책은 바로 그 공동체 마을의 모습을 생생하게 담은 다큐멘터리이자 또 다른 삶의 대안을 제시하는 새로운 여행서다.
휴메니버서티에서는 영혼이 아픈 사람들을 통해서 나의 아픈 경험들을 애린처럼 바라볼 수 있었다. 그리고 인도 달릿들의 절망스런 삶의 모습에서 생명의 몸부림과 경이로움을 발견했다. 멕시코 북부 에르모시오의 황량한 사막에 위치해 있는 로스 오로꼬네스에서는 자폐아동들을 통하여 내가 타인에게 희망의 꽃이 될 수 있다는, 아니 사람이면 누구나 그렇게 살고 있다는 걸 알게 됐다. 그러나 무엇보다 놀라운 건 내가 점점 나를 사랑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있는 모습 그대로, 모순된 자아 그대로 말이다.
플럼빌리지에서 틱낫한과의 만남은 내가 나를 사랑하게 된 시작점이 되었다. 누군가의 말처럼 '모순되고 한계 투성이인 자신마저 사랑할 줄 아는 노인'이 되면서, 나는 진정으로 타인을 사랑할 자격을 갖게 되었다. 이때부터 나는 평화 공동체들을 다니며 배우기 시작했다. 갈등과 증오에 처한 사람들과 집단들을 위해, 그들을 치유해주고 화해시키고자 수십년 동안 노력하고 있는 분들의 모습은 정말로 장엄했다. 그들의 영혼은 빛났고 눈동자는 생기가 넘쳤다. 나는 그들이야말로 지구의 생명력과 희망의 불꽃을 일으키는 연료이며 원동력이라고 확신하였다.
아마존은 내가 우주를 떠도는 '고립된 먼지' 같은 존재가 아닌 '전존재' 임을 알게 해 주었다. 우리가 의식하든 의지하지 못하든 세상 모든 만물이 나와 연결되었고 내 속에 모든 존재가 하나로 녹아 있었다. 이런 사실을 느낀다는 것이 얼마나 환상적이고 흥분되는 일인가!
차별, 분쟁, 폭력, 충돌, 갈등, 전쟁과 같은 문명의 위기에서 벗어나 삶의 희망을 찾고 자아의 모순을 극복하기 위해서 우리는 그동안 잊어버리고 잃어버렸던 관계를 되찾아야만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우리가 가야 할 목적지는 사람이라고 강조하는 저자는 대학에서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엔지니어로 근무하다 한살림과 정농회에 가입하여 유기농업을 시작하였다. 현재, 친환경가공식품을 생산하는 농촌공동체 농업회사인 팔당올가닉후드(주)를 운영하고 있다.
-아름다운 사람아. 사랑하는 사람아 우리는 서로 만나 무얼 버릴까?
설레는 두물머리 깊은 들에서 우리는 서로 만나 무얼 버릴까?
바다 그리워, 푸른 바다 그리워
우리는 서로 만나 무얼 버릴까
(그러니까 무슨말이냐 하면). 이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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