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10월

닥터 노먼 베쑨

여행길 2011. 10. 21. 09:10

 

 

 

 

 

 

테드 알렌, 시드니 고든 지음 | 천희상 옮김 | 실천문학사 | 2010

 

 

질병을 돌보되 사람을 돌보지 못하는 의사를 작은의사라 하고, 사람을 돌보되 사회를 돌보지 못하는 의사를 보통의사라 하며, 질병과 사람, 사회를 통일적으로 파악하여 그 모두를 고치는 의사를 큰의사라 한다고 했다 이 책은 그 것이 세균이든 사회체제이든 인간의 건강과 생명을 좀먹는 것이라면 그 대상을 가리지 않고 온몸으로 맞섰던 진정한

 큰의사 노먼 베쑨의 전기이다.

 

p125

 당시 그는 모든 일에는 다 목적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의 미친 듯한 추구와 환멸 그리고 발병과 소생, 이 모든 일에는 다 목적이 있다는 것이었다. 그 모든 일들이 그를 형성시키고 그를 인도했다. 그의 나이는 이제 마흔을 넘어서고 있었다.

 앞으로의 세월이 지난날 소모해 버린 세뤙르 보상할 것이었다. 그에게 시간이 많이 남아 있는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지금은 예전에 디트로이트에서는 몰랐던 것들을 알고 있었다. 언젠가 그는 또 죽게 될 것이었다.

 

p162

 우리 의사들은 수도승과도 같아야 하오. 그렇소. 헐벗은 옷차림에 샌들을 신고 이리저리 배회하는 수도승 같아야 한단 말이오. 우리의 목적은 인체를 보호하고 소생시키는 것이오. 그것이 신성한 일이오. 따라서 우리의 자세도 신성한 목적에 맞게 치열하지 않으면 안 되오.

 

p163

 나는 부상병들을 동정하지 않는다.

 나 역시 부상병이 될 테니까.

 

그는 생명을 소중히 생각했다. 그는 자신의 마음과 두 손과 가슴을 소중히 생각했다. 그리고 자신에게 그 생명을 되찾게 해준 모든 것들을 소중히 생각했다. 그리고 자신의 개인적 소망이 한 조각의 어리석은 감상주의로 평가되고 생명이 현금 몇 달러와 동일시되는 이 세상에서, 그느 자신의 몸을 질시의 눈초리로부터 꼭꼭 숨기고 있었다.

 

p164

 그는 병원 바깥에서는 세상이 돌아가는 꼴에 조소 어린 표정을 짓는 사나이였다. 그러나 병원에 들어서면 죽음을 앞두고 사소한 인간적 애정에 목말라하는 젊은 여자 환자에게 키스를 할 줄 친절한 의사였다.

그녀는 그 모든 경위를 자세히 알 수는 없었지만, 한 가지 사실만은 알아차릴 수 있었다. 즉, 그가 괴로워하는 이유는 환자의 죽음 자체가 아니라 자신이 구해내고자 했던 생명을 구하지 못했다는 자책감이었던 것이다.

 

p168

 우리는 보통 사람들의 건강 유지를 위해 일하는 사람들을 의사라고 부르지. 그러나 이러한 개념대로 실천하고 있는 의사들이 도대체 얼마나 되겠소? 그렇다고 그것이 의사들만의 잘못이라는 이야기는 아니오. 아니지, 그렇게 생각하면 정말 잘못이지. 우리는 모두들 어느 도시 어느 거리에서도 상수도, 하수도, 오물수거, 전기공급 같은 서비스들은 당연한 일로 생각하오. 그런데 의료 서비스에 대해서는 그렇게들 생각하지 않는다오. 그것이 바로 문제요. 건강의 권리 이것이 무시되고 있단 말이오. 따라서 사람들은 이 의료 서비스를 가게에서 통조림을 사듯 구입하는 것이라오. 몇 달러 몇 센트를 주면서 말이오. 병원이라는 것들이 그런 장사를 하면서도 거들먹거리는 거야. 그러니 양복점하고 다를 게 뭐가 있겠소? 재봉사가 헌 코트를 수선해 주는 식으로 우리 의사들도 팔다리를 수선해 주고 있을 뿐이지. 이것은 분명 본래의 정신에 맞게 의학을 실천한 다고 볼 수가 없고. 그저 장사를 하고 있을 뿐이오. 따라서 새로운 의료개념, 보편적 보건개념, 새로운 의사개념이 정립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오.

 

p171

 교회에서는 사제들을 어디서 구했겠소? 자신의 모든 세속적 소유를 완전히 포기하고 수도원의 검소한 생활을 택하라는 교회의 호소에 응하는 사람들이 있따면, 민중의 건강을 위한 사제가 되기 위해 개인적 이해를 뿌리칠 사람들도 있을 것이오. 그런 의사들이 공도체를 이루어 함꼐 행동할 것이오. 그래서 빈민가는 물론 우리를 절실히 원하는 곳이라면 그 어디라도 모두 찾아다닐 것이오.

 

p173

 그래서 그는 시사문제와 관계되는 용어들을 간단히 설명해 주는 소책자를 만들어보기로 마음먹었다....그는 예의 완벽성을 추구하는 자세로 자본주의, 파시즘, 공산주의 등등의 난부터 만들어놓고 작업을 진행했다. 그는 자신이 구할 수 있는 모든 자료들을 참고하면서 그 난들을 채워나갔는데, 작업을 진행하면서 자신의 생각이 점차 변화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그는 자신이 구할 수 있는 것들을 모조리 구해 읽었다. 이 과정에서 정치, 경제, 철학 등에 대한 그의 생각이 급속히 변모해나갔다. 그는 책을 보면서 공책에다 그 내용을 요약해 나갔는데, 그러다가 곧 자신이 찾고 있는 대답이 그렇게 단순한 요약에 있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단게 되었다.

 

p179

 그는 이 과정에서 아주 묘한 자극적 분위기를 맛보았다. 그는 그런 곳에서 일하는 남녀들이 현재에 대한 열정뿐만 아니라 미래에 대한 열정도 갖고 있으며 그 토대 위에서 철학을 논의하고 노조를 조직한다는 사실ㅇ르 알게 되었다. 또한 그들은 베쑨을 따뜻한 우정으로 맞이해 주었는데 이것은 매우 즐거운 일이었다....

나의 나쁜 면이 다시 정상으로 복귀했다. 한동안 그것을 잊고 살아왔는데, 그러나 이것은 역시 바람직한 현상이다. 왜냐하면 앞으로 다시는 헛된 구렁텅이에서 인생을 소모하지는 않을 테니까. 나는 지금 옳은 길을 가고 있는가? 대답은 이론에서가 아니라 현실적 필요에서 내려져야 할 것이다.

 

p184

 그는 연설을 할 때마다 하나의 전략을 시종일관 유지했는데, 그것은 사실 제시를 통해 잘난 체하는 태도들을 분쇄시키겠다는 것이었다. 그는 좌익서클에서나 우익서클에서나 상투적인 사고방식을 몹시 싫어했다. 그는 사람들의 기존 견해에 도전하여 그들이 다시 생각하도록 만드는 것을 그 무엇보다도 좋아했다.

 

p202

 의료사업 역시 이 사적 이윤에 기초한 독점 자본주의체계하에서 그 거래가 아직 느슨한 조직을 가진 전형적인 개인사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p204

 과학지식의 방대한 축적은 이제 그  누구도 의학지식 전체를 파악할 수 없도록 만들었습니다. 또한 그 지식의 적용은 더더욱 어렵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전문화가 불가피했습니다.

 

p207

 우리의 의료계는 현재의 껍질에서 벗어나 일반의, 치과의, 간호사, 기술자, 사회봉사자 등의 위대한 공동체로 재편되어야 합니다. 그리하여 질병에 대해 집단적 공격을 감행할 뿐만 아니라 각 개인이 갖고 있는 모든 과학지식을 철저히 활용하여야 합니다. 국민들에게 "당신 지금 치료비 낼 돈이 얼마나 있소?" 라고 물을 것이 아니라, "우리가 어떻게 해야 당신에게 가장 도움이 되겠소?"라고 묻도록 합시다....

99%의 환자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치료의 결과이지 의사의 개성이 아닙니다.

 

p223

 자, 수술은 끝났다. 너는 이제 자유다. 이 목수일을 지켜본 신사분들이 즐거워하고 있구나. 그러나 나는 저 냉담한 얼굴표정들에서 너의 깜박거리는 생명만을 니켜볼 뿐이다. 저들의 표정이 지금은 세상의 모든 짐들보다도 더 무겁구나. 이제 흉막이 익숙치 않은 공허로 하품을 하는 구나. 다른 쪽 폐와 심장과 내장은 그 진공이 다시 채워지기를 염원 할 것이다. 다시금 질서를 바라기 때문이란다. 생명이란 쪼개어질 수 없는 것이란다. 정맥과 동맥 그리고 절단 부분이 각긱 자기의 지독한 냄새를 피우고 있구나. 최소의 것은 최대의 것으로 위로받아야 한다. 이제 이 슬픔에 찬 심연이 봉합되고 있단다. 이제 견인기가 상처난 생체조직들을 놓아주면서, 가느다란 바늘이 그 부드럽게 민감한 살들을 꿰매고 있단다.

 

p421

몸은 몹시 피곤하다. 그러나 이렇게 행복했던 적이 내게 있었던가? 나는 지금 아주 대만족이다.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지금 나는 얼마나 부자인가? 매순간을 활기차게 일하는데다, 모두들 나를 필요로 하고 있지 않은가? 그 이상 무엇을 더 바란단 말인가? 돈 같은 것은 지금 전혀 필요하지 않다. 나는 지금 공산주의를 단지 말로만 떠벌리는 것이 아니라 몸으로 실천하고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 생활한다는 무한한 행복을 누리고 있다. 이곳 사람들의 공산주의는 단순하면서도 심오하며, 무릎관절처럼 반사적이며, 허파의 운동처러 무의식적이며, 심작의 박동처럼 자동적이다. 이들은 증오에 있어서도 집요하지만 사랑에 있어서도 굉장히 포용적이다. 참으로 금욕적인 중국인들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곳 사람들은 바로 인류라는 계급에 속해 있는 것이다. 이들은 온갖 잔학행위를 겪었으면서도 온화함을 않고 있으며, 지독한 고통을 겪었으면서도 인내와 낙천적 태도와 조용한 지혜를 알고 있다. 나는 정말이지 이들을 사랑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들도 또 나를 사랑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p432

 가장 이상적인 사람은 훈련이 잘되고 양심적이며 기술적 능력이 있는 지도자일 것입니다. 그렇다면 그러한 지도가가 갖추고 있어야 할 자질은 어떤 것들일까요? 그것은 첫째 조직하는 능력, 둘째 지도하는 능력, 셋째 감독하는 능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조직이란 계획, 즉 전체적 계획과 세부적 계획을 의미합니다. 지도란 그 계획을 다른 사람들에게 납득시키고 올바른 기술을 가르치는 것을 의미합니다. 감독이란 계획의 진행에 대한 끊임없는 검토, 오류의 시정, 실천에 의한 이론의 수정을 의미합니다.

 

p433

 여러분들이 지금 지도자들을 필요로 하고 앞으로도 오랜 기간에 걸쳐 지도자들을 필요로 할지라도, 여러분들은 지도자들에게 의지하는 습관에서 벗어날 태도를 갖추기 시작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지도자들에게 크게 기대는 습관에 빠지지 말라는 의미입니다) 여러분이 여러분 자신만 지도한다 할지라도, 여려분 스스로가 지도자가 되시기 바랍니다. 왜냐하면 모든 지도자는 먼저 자기 자신을 지도함으로써 지도자의 길을 출발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지도자들을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특히 전체 인민대중 속으로 들어가 그들에게 현실을 일깨워주고 그들에게 가난과 무지와 곤경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길을 보여주는, 사생적 중심으로서 행동하는 작은 지도자들을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작은 지도자들이 결여되어 있기 때문에 이른바 위대한 인물, 위대한 영웅이 나타납니다. 그래서 우리는 숭배를 강요받고 지도를 강요받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부지런하고 신속하게 행동하십시오. 말을 너무 말고 일을 더 하십시오. 자기 자신부터 더 낫게 행돌할 수 없으며, 남에게 충고하는 버릇에 빠지지 않도롥 주의하십시오.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도 혼자서 처리하는 방법을 익히도록 하십시오. 자기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다른 사람들에게 미루지 마십시오. ..

회의란 필요하고도 좋은 것입니다. 그러나 행동이 뒤따르지 않으면, 그것은 완전히 소용없는 것입니다. 말이란 행동의 대체물이 아닙니다. 낱말이란 행동을 묘사하기 위해서 창조된 것입니다. 우리 모두 그 본래의 목적대로 말을 사용하도록 합시다. ..

 모든 이론들이 실천이라는 맑고 깨끗한 빛에 종속되도록 합시다. 이럴 때 비로소 우리의 개념들이 현실을 제대로 반영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p552

 이 소식을 들어시고 매우 기뼈하실 당신의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그리고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당신을 위해 제가 이 일을 해날 수 있게 된 것을 저역시 매우 기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p564

 이제는 두번 다시 정말로 그 멋진 생활의 소음들을 들을 수 없단 말인가? 참으로 앞으로는 신체 내부의 소리만을 느끼면서 살아나가야 한단 말인가? 이제 더 이상 음악도 듣지 못한단 말인가? 이제 더 이상 친구들의 음성도 듣지 못한단 말인가? 이제 더 이상 들판에서 나는 온갖 소리와 질주하는 말발굽 소리와 나팔소리와 웃음소리를 듣지 못한단 말인가? 몸이 쇠약해서 생긴 것인지도 모르니까 휴식을 취하면 나아지지 않을까? 아니면 동굴 입구가 마술에 의해 큰 바위덩어리로 막혀진 것처럼 이 민감한 귀의 메커니즘이 완전히 봉쇄되어버린 것일까?... 동지, 자네 이야기가 안 들리네. 귀가 먹은 모양이야....

그는 침묵의 세계에 빠진 자신의 미래를 그려보았다. 이런 상태에서 어떻게 일을 계속할 것이가? ....

육체와 의지가 운명적 모순에 빠져 버리다니, 이 얼마나 기막힌 일인가? 그의 얼굴이 험상궂게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노인네"..."마흔아홉 상의 나에에 노인이라!"

그는 그 동안 시간이란 놈의 눈속임에 별로 신경을 쓰지 않았다. 그는 자기 외모에 대해서는 과거의 모습으로 기억했으며, 자기 내면에 대해서는 현재의 상태에서 생각했던 것이다.

 거울을 보자, 70세 노인의 얼굴이 자기를 바라보았다 그것은 자기도 모르는 낯선 얼굴이었다. 그것은 하북의 태양에 시달리고 산악의 바람에 거칠어지고 굶주림과 질별과 긴장과 지나친 과로 때문에 깊게 패인 주름과 흠집투성이로 망가질 대로 망가진 얼굴이었다. 그것은 산전수전을 다겪은 고로의 사려 깊은 얼굴이었다...그리고 턱밑으로는 가죽만 남은 살갗 주름이 축 늘어져 있었다. 그는 자신의 얇아진 두 입술로 히죽 웃어보았다. 그러자 잇몸을 쭈그러들어 있었고, 더러운 치아는 충치투성이었다....

거울 앞에 섰을 때, 아까 그는 자기 나이보다 20년은 더 늙어버린 노인의 모습을 보았었다. ... 오히려 그의 생각은 자신이 전에 의사의 의무에 대해 어떻게 열변을 토했으며, 인간의 고통을 장사의 대상으로 삼고 있는 의사들에게 어떻게 분노했으며, 의사라는 직업이 정원을 꾸미는 예술가 처럼 아름답게 될 날을 어떻게 꿈꾸었는가 하는 생각들로 이러지고 있었다.

 전에 그는 닥터 노먼 베쑨으로서 그 꿈을 찾아 더듬거리고 있었다. 그러나 이젠 이곳 평원과 산악에서 그 꿈의 실체를 분명하게 발견하고 있었다. 이제 그는 노먼 베쑨이 아리라 백구은이었다. 이제 그는 예전의 그 수많은 희망과 염원을 현실 속에서 구현시키기 위하여 남아 있는 생애 동안이라도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고자 노력하고 있었다. 지난날 그렇게 광포하게 흘려버린 세월을 만회하기 위해서라도, 그는 이제 미친듯이 열심히 움직이고 있었다.

 

p599

그들에게 내가 정말 행복했었다고 전해주십시오. 유감스러운 점이 있다면, 그것은 제가 더 많은 일을 하지 못하게 되었다는 것뿐입니다. 지난2년은 제 생애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고 가장 의미있는 기간이었습니다. 때때로 외로움도 느꼈지만, 저는 이곳의 사랑하는 동지들 틈에서 최고의 생활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p604

 그러나 잠이 오지 않는 것이다. 이 잔학행위의 원인은 무엇인가? 이 어리석은 행위의 원인은 무엇인가? 무수한 일본의 노동자들이 이곳으로 와서 무수한 중국의 노동자들을 시체아 병신으로 만들고 있다. 왜 일본의 노동자들은 단지 스스로를 방어하지 않을 수 없는 그들의 형제 노동자들을 공격해야 하는가. 일본의 노동자들이 중국의 노동자들을 죽이면 이득이 있단 말인가? 아니다. 그들이 무슨 이득을 보겠는가. 그렇다면 도대체 누가 이득을 본단 말인가? 이 일본 노동자들에게 이런 살인임무를 맡기고 있는 자들을 과연 누구인가? 그럼으로써 이득을 보게 되는 자들은 과연 누구란 말인가?

 소수 부유한 반동배들이, 소수 계급의 사람들이 무수한 사람들을 설득하여 마찬가지로 가난한 또 다른 무수한 사람들을 공격하고 파괴시키게 만든다는 것이 과연 가능하단 말인가? 이 부유한 사람들이 더욱 더 부유해질 수 있도록? 무서운 생각! 그들이 어떻게 이 가난한 사람들을 설득하여 중국으로 보냇는가? 그글에게 진실을 말함으로써? 아니다. 진실을 알았더라며, 그들은 결과 오지 않았을 것이다.

그자들이 과연 자기들이 원하는 것은 보다 싼 원료과 보다 넓은 시장과 보다 높은 이윤이라고 이 노동자들에게 말했을까? 아니다. 그들은 이 노동자들에게 이 야수적 전쟁이  민족의 운명과 황제의 영광, 국가의 영예를 위한 것이라고 말했을 것이다.

 허위다, 악마 같은 허위다! 그렇다면 침략전쟁이란, 식민지 정보전쟁이란, 그저 대규모사업이나 다름이 없는가? 그렇다. 그러한 국가적 범죄자들이 어마어마한 추상적 표현과 이상을 내세우면서 아무리 그들의 진짜 목적을 숨기려 해도, 그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들은 살인에 의해 시장을 빼앗기 위해, 강탈에 의해 원료를 빼앗기 위해 전쟁을 일으킨다. 그들은 교환보다는 절도가 더 값싸며, 구입보다는 학살이 더 수월하다고 생각한다.

 이 모든 것들 뒤에는 이윤이란 이름의 그 지독하게 집요한 사업과 피의 신이 버티고 있다. 만족할 줄 모르는 몰록(옛날 페니키아 사람들이 어린아리를 산제물로  바치던) 처럼 돈이란 놈은 그 이익과 그 보답을 요구하면서, 설사 그 욕심을 위해 무수한 살인이 요구된다 할지라도, 그 어느 것 앞에서도 결코 멈추지 않을 것이다. 군대의 뒤에는 군국주의자들이 있다. 그 군국주의자들 뒤에느 금융자본과 자본가들이 있다. 피를 흘리는 형제들과 죄를 범하는 동료들.

 

p608

 일반 민중들에 대한 닥터 베쑨의 헌신은 우리 모두에게 교훈입니다. 우리가 그의 죽음을 애도하는 방식 자체가 그의 인격이 우리들에게 얼마나 깊은 흔적을 남겨놓았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우리들 모두는 그의 무사(無私) 정신을 다투어 배우지 않으면  안 됩니다.ㅏ 민중들에게 쓸모 있는 사람이 된다는 서, 그것이 우리의 출발점이지 않으면 안 됩니다. 한 개인은 커다란 능력을 가질 수도 있고 또 아주 작은 능력을 가질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러한 무사정신의 소유자라면, 누구나 모두 민중의 이익을 위해 자신의 이익을 내던지는 중요한 인간, 완전한 인간, 덕 있는 인간으로 발전할 수 있습니다.